유럽 경제 바닥 쳤나?

최근 유럽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제조업 구매 담당자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PMI가 2달 연속 반등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은 아직 흐름에서 벗어나 있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연합의 핵심 국가의 경기 반등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유럽 경제의 회복은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 기조를 흔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림 1> 유럽 주요국 PMI(%)

출처: Bloomberg 데이터 가공: 프리즘 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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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관리자지수(Purchaing Managers Index, PMI)

- 기업의 구매관리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집계해 만든 지수로, 각 산업의 실제 여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됨.

- 경기판단의 기준은 50이며,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반대로 50 미만은 경기 침체로 해석됨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온 상승!

아래 <그림 2>는 2012~2023년의 1월 10일 이전 28일 동안의 평균 기온(’0’으로 표시)과 최근 기온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지난 10년 중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포르투갈은 평년 기온보다 15도가 높고 영국은 7도 이상 높다고 합니다.

따뜻한 겨울 날씨는 사람들의 야외 활동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등 각종 에너지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림 2> 2012~2023년 평균 기온 대비 2023년 기온의 차이

출처: The Economist

극적인 천연가스 가격 변화!

아래 <그림 3>은 유럽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데, 최고치 대비 1/6 토막 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발생했던 인플레의 대부분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서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천연가스 가격의 급락은 인플레 위험 퇴조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천연가스와 원유를 ‘무기화’ 했던 것을 감안할 때, 천연가스 가격의 급락은 소비 심리 개선 효과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림 3> 지난 1년 동안의 유럽 천연가스 가격 변화

출처: trading economics

유로, 강세 반전!

유럽 경제 좋아지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가? 의문을 지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혜택은 달러 강세가 진정된 것입니다. 아래의 <그림 4>에 나타난 것처럼,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1.08까지 상승했습니다. 지난 해 9월 1.00이 깨졌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달러 가치를 측정할 때, 유로화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유로화의 강세 반전은 달러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칠 요인입니다.

<그림 4> 지난 1년 동안의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

출처: trading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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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지수(Trade Weighted U.S. Dollar Index, DXY)

- 미 연준이 유로와 엔 등 세계 주요국 통화와의 환율을 교역규모에 따라 가중 평균해서 작성하는 지수

- 선진국 통화 가중치는 유로 38.5%, 캐나다 28.1, 일본 13.2%, 영국 10.6%, 스위스 5.5%, 호주 3.0%, 스웨덴 1.1%.

- 연준은 이 밖에 신흥국과의 환율(EME)도 작성하는데 가중치는 중국 31.3%, 멕시코 25.7%, 한국 6.6%, 인도 5.3%, 브라질 3.9%, 대만 3.8% 싱가포르 3.1%등으로 구성.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어떤 시장이 유망한가?

달러 가치가 내려간다는 것은 ‘비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투자 성과를 평가 받기에, 달러 약세 국면에 미국 이외의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곤 합니다. 아래의 <그림 5>는 미국 달러 가치와 신흥국(EM) 주식시장의 상대 강도를 보여주는데, 달러 약세 국면에 신흥 시장의 강세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 5> 달러 가치와 신흥국/선진국 증시 상대 강도

출처: Bloomberg 데이터 가공: 프리즘 투자자문.

경기 안 좋은 제조업 고용은 왜 늘었을까?

달러 약세의 효과는 이것 만이 아닙니다. 그 동안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인플레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수입물가가 급등하고, 이게 경제 전체의 인플레 압력을 높였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면 한국은행으로서도 '경기'를 신경 쓸 여력이 생깁니다.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력이 감퇴될 때,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자유가 생길테니까 말입니다. 부디 유럽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림 6>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관계

출처: FRED

⭐️4줄 요약⭐️

  1. 최근 제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PMI 지표가 2달 연속 반등하는 등 유럽의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2.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온 상승으로, 따뜻한 날씨 덕에 에너지 소비가 줄자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여 인플레 위험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3. 경제지표가 개선되자 유로화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달러 가치 산정에서 유로화의 비중이 큰 것을 감안할 때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 달러 강세가 진정된다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수입 물가가 안정되어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체감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