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에 성공한 미국, 왜 대중의 인식은 바뀌지 않나?
지난 시간에는 Economist의 흥미로운 칼럼 “Joe Biden’s re-election bid is in trouble”을 통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폴 크루그먼 교수는 “Time, Memory and Inflation”라는 칼럼을 통해, 최근 근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반박합니다. 물론 폴 크루그먼 교수가 민주당 지지자이기에 당파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그의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최근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는, 이른바 연착륙(Soft Landing)에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론 조사에 따르면,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현실과 대중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 주장이 대립되지만, 인플레 ‘시간’에 대한 인식 차이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뉴스 보도는 종종 지난 1 년 동안의 물가 변동에 집중됩니다. 그러나 최근의 인플레는 전쟁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 충격에 의해 유발되었기에, 단기간에도 아주 격렬하게 움직이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결과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인플레는 어떻게 시기를 구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지난 1년 동안의 근원 인플레는 4% 이상을 기록했지만, 6개월 동안(지난 6개월 동안의 인플레가 1년 간 지속된다고 가정한 것)에는 3%대 중반으로 떨어지며, 3개월 근원 인플레는 2% 초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 압력이 크게 약화되었음에도, 유권자의 74%는 인플레이션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과거의 절대적인 물가 수준에 강한 인상을 받았을 수도 있죠. 따라서 소비자의 인플레에 대한 인식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3개월이나 1년 같은 짧은 시간이 아닌, 3 년에 걸친 인플레를 살펴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36개월 동안의 연 평균 물가 상승률은 6%에 가깝습니다. 인플레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대중을 지배하는 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인플레 공포가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3개월 동안의 근원 인플레 수준(약 2.4%)로 진행된다면, 3년 누적 인플레율은 앞으로 가파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 변화는 큰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의 트럼프가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중들이 이런 생각을 가진 이유는 트럼프 때 안정되었던 인플레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물가 안정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인플레에 대한 나쁜 기억이 퇴색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 핵심 요약 ⭐
- 최근 뛰어난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레벨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집권 초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 그리고 강력한 인플레 때문이었습니다.
- 이에 대해 폴 크루그먼 교수는 현 추세대로 근원 인플레가 흘러간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는 대중들의 인플레 공포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합니다.
- 누구의 주장이 맞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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