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 부동산 건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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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침체로 지속되며 중국 건설 기업 완커의 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때 중국 부동산 1위 기업이였던 완커가 올해 안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오늘은 이 기업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완커는 어떤 기업인가?

완커는 헝다, 비구이위안과 함께 중국 3대 부동산 건설사 중 하나인 기업입니다. 현재 홍콩 거래소에 상장 되어있고 광둥성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중국 부동산 건설사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하고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60위를 차지할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고 완커 그룹도 상황이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 처음 디폴트가 발생한 이후로 계속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가 2023년 초부터는 월별 판매가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이 계속해서 적자 상태에 빠지자 시장은 완커 그룹의 부채 상환 능력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2024년 완커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의 제일 마지막인 baa3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렸고 2025년에는 ba1에서 ba3까지 두단계를 내리며 더욱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채권 가격도 30%이상 빠지며 채권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부채입니다. 특히 2025년에 만기인 부채는 총 50억 달러로 2026년과 2027년 만기인 부채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게다가 현재 회사의 재정 상태는 최악입니다. 완커 그룹의 단기 부채 대비 현금 비율이 65%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2004년 이후로 최저입니다.

완커의 부채 만기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

게다가 1월 16일 밤, 완커 그룹 ceo가 경찰에 체포 되었고 회사는 인수나 매각될 것이라 뉴스가 뜨며 혼란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기사는 18시간 만에 삭제되었고 바로 다음날 여러 매체에서 ceo는 안전하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매체는 실제로 ceo가 연락이 끊겼다가 최근 다시 연락이 되었다는 내용을 전하며 의견이 갈렸습니다. 결국 첫 기사의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안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고 완커 그룹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완커 그룹이 디폴트 위기를 겪는 것은 꽤 놀라운 일입니다. 국영 기업인 선전 메트로가 그들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완커는 다른 기업들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아왔습니다. 일례로 2023년 중국 3대 건설사 모두 디폴트 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 다른 기업은 결국 디폴트가 발생했지만 완커 그룹은 선전시의 유동성 공급으로 위기를 넘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2023년보다 상황이 더 안좋으며 선전시 또한 유동성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최고의 시나리오

채권자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국가가 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새로운 자본을 투입할 가능성이 낮고, 만약 국가 인수한다면 국영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인수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국영 기업들이 들어온다면 자본 투입을 대가로 부채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이고 원래 채권자들은 손실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국영 기업에게 인수되면 디폴트 위험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고 일부 손실을 입어도 나머지 부채는 받을 수 있게 되니 채권자들은 국영 기업에 인수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국영 기업이 인수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채권자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완커 그룹은 당장 올해 6월이 만기인 부채도 갚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완커 그룹은 미지급금을 자산의 지분권으로 지급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단기 채권을 은행 차입으로 재융자하며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있더라도 올해 디폴트가 오는 것을 막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담보 자산이 증가하면 디폴트 이후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자산도 줄어들게 됩니다. 만약 담보가 많이 잡힌 상태로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대부분의 자산은 은행 담보로 넘어갈 것이고 채권자들은 남은 자산이라도 최대한 확보하여 손해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채권자들끼리 갈등으로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복합적인 시나리오

마지막은 복합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올해가 만기인 부채 50억 달러 중에 공공 채권이 34억 달러나 됩니다. 공공 채권이 많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이 채권 한도를 늘려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분간 디폴트 위험에 벗어나서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여러 부동산 정책을 펼치며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통한다면 완커 기업의 재정 상황이 나아지며 부채 상환 능력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도 부정적인 상황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부채 압박에 시달리는 상태이고 갖고 있는 자산을 팔면서 부채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 동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현금이 없으니 투자도 줄어서 2023년 860억 위안을 사용해 토지를 매입했던 것에 비해 2024년에는 70억 위안만 사용했습니다. 투자를 줄여 토지 매입이 줄어들게 되면 앞으로의 수익성도 저하되므로 부동산 활황이 온다 하더라도 큰 이득을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국가의 선택에…

이 기업의 행방은 국가의 손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완커 그룹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여태까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 한 중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므로 일부 사람들은 중국이 무조건 완커를 살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은 디폴트 위기인 민영 기업을 살려준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2023년 중국 3대 건설사인 비구이위안, 헝다가 디폴트에 빠진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현재 비구이위안은 2월에 채권자와 부채 구조조정을 합의할 것이라고 하였고 헝다는 부채 구조조정안을 제시하자 않아 강제 청산명령이 내려진 상황입니다.

물론 완커는 두 기업과 다르게 최대 주주가 국영 기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행동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예측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결국 이 기업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보면 앞으로 중국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