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보급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줄어들까?

제목 그대로 매우 흥미로운 논문(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조세재정연구원에서 발간되었기에 소개합니다. 일단 팩트부터 체크하자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로봇 도입이 활발한 나라입니다. 가파르게 상승한 인건비, 강력한 노동조합, 그리고 정부(특히 지방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만들어 낸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독일 등)와 비교해도, 압도적이죠. 


그럼 어떤 분야에서 로봇의 도입이 활발할까요? 

당연하게도 이상의 3박자가 다 갖춰진, 자동차와 전자 산업이 압도적이죠. 다른 산업(화학이나 전기장비, 금속가공제조업 등)와의 격차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로봇의 도입은 한국 경제, 특히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언뜻 보기에는 고용 감소를 유발했을 것 같습니다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어 더 많은 고용이 다른 분야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표>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로봇의 노출도가 높을 수록, 지역의 고용에 미치는 플러스 영향이 컸습니다. 당연한 이유로 평균임금도 상승했구요.

수출의 영향력을 통제한 결과는 (5)번을 보면 되는데, 종사자의 숫자가 늘어나기는 하는데.. 통계적인 유의성은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론은 제가 적극 추천하는 책 "직업의 지리학"에 제기된 주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97쪽).

대도시 지역 320곳의 미국 근로자 110만 명에 대한 분석에 기초한 연구 결과, 대소시 지역 한 곳에서 첨단 기술 일자리가 한 개 늘어날 때마다 장기적으로 다섯 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첨단기술 분야 밖에서 창출된다.  이 다섯 개의 일자리는 다양한 근로자 조합에 이득을 준다. 승수효과에 의해 창출된 일자리들 가운데 두 개는 전문직인데 비해 나머지 세 개는 비전문직 일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