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러시아가 버티는 가장 결정적 이유는?
단기에 우크라이나를 제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시작한 전쟁이 2년을 끌면서 러시아 경제 곳곳에 빨간 불이 겨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계속 전쟁을 수행하는 이유는 유가 상승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아래 <그림>은 국제유가(WTI 기준)와 러시아의 1인당 GDP 흐름을 보여주는데,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산유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EU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러시아 산 원유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 이게 구멍이 숭숭 뚫린 규제라는 게 문제입니다.
출처: 세계은행,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은,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대 러시아 규제는 어떤 나라가 뚫고 있을까?
러시아에서 생산된 원유는 주로 인도와 중국으로 팔려가며, 이게 다시 유럽과 호주 그리고 영국 등으로 가공/수출됩니다. 인도와 중국 다음으로는 투르키예와 UAE 그리고 싱가포르 순서입니다(출처: Economist(2024.2.21), “Russia outsmarts Western sanctions—and China is paying attention”).
중국은 원래 친 러시아 세력이니 그렇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 산 원유를 열심히 수입하는 이유는 국제 시세보다 약 20% 이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랄 디스카운트’가 적용되는 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출처: Economist(2023.4.23), “Russia’s economy can withstand a long war, but not a more intense one”).
러시아가 계속 버틸 수 있을까? - 폭발적인 사망자 증가!
1992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러시아 인구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사회/경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알코올 중독에 빠져든 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고, 출산율이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전쟁 이후 수많은 젊은이들이 인접 국가(카자흐스탄, 조지아 등)로 징집을 피해 탈출한 것도 인구 감소 충격을 강화한 요인입니다.
더 나아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추정 기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는 합니다 만,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군인의 사망자가 적게 잡으면 6만 6천 명에서 많게 추정하는 곳(미국 정부)은 12만 명에 이르는 것으추산됩니다(출처: Economist(2024.2.24), “How many Russian soldiers have died in Ukraine?”).
사망자 만 이 정도이니, 부상자까지 포함한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징집 대상이 러시아 계가 아닌 시베리아 소수 민족에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끝없는 인명피해 속에서 러시아가 무한정 전쟁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계속 버틸 수 있을까? - 국제유가의 반등 쉽지 않아!
인명피해의 확대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의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도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EIA(미국 에너지 정보청)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 1,33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를 생산하는 중이기 때문이죠. 거의 매주 역사상 최고 생산량을 경신할 정도로, 미국의 셰일 오일 혁명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러시아 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 중국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는 것도 문제로 작용합니다. EU와 미국의 대 러시아 규제가 ‘러시아 산 원유’ 수입 국가로 확대되는 흐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권위주의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의 의사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임에 분명하지만, 적어도 러시아의 펀더멘털은 추가적인 전쟁 수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디 전쟁이 하루 빨리 종식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출처: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
요약 및 결론
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맞이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해 살펴본 결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가격의 상승 압력이 약화된 데다, 군 병력 자원의 소진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죠. 물론 최고 지도자의 의사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지만, 펀더멘털 만 보면 전쟁을 오래 끌고 가기 힘들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