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 프로젝트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NEOM) 프로젝트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초대형 미래 도시 개발 사업으로, 사막 한가운데에서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입니다.
2017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이 프로젝트는 이집트 피라미드에 비견할 문명적 혁명”이라고 말하며 네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처음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5,000억 달러를 투입해 완공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문제들이 불거지며,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네옴 프로젝트는 4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옥사곤(Oxagon):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부유형 산업 도시로, 물류 및 제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 신달라(Sindalah): 사우디아라비아의 럭셔리 해양 관광지로, 세계적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었습니다.
- 트로제나(Trojena):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사막 속 인공 스키 리조트로, 인공지능과 첨단 냉각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네옴 프로젝트는 발표 초기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현실적인 진행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개장한 신달라(Sindalah) 리조트는 원래 예상보다 3년 이상 지연되었으며, 예산도 13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 4500만 달러를 쓰며 화려한 개관 행사를 열었지만, 주요 시설이 완공되지 않아 대부분의 공간이 개장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도 주요 시설들은 여전히 공사 중이며,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라인(The Line)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2030년까지 10마일을 완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계획으로는 1.5마일까지 줄었습니다. 전체 완공은 2080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계획에 차질이 생겼나?
이처럼 네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옴 프로젝트 내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네옴 프로젝트의 예상 총 예산은 무려 8.8조 달러로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간 예산의 25배 이상입니다. 그리고 어려운 설계로 공사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총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큰 상황입니다. 또한 내부 감사 보고서에서 “특정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재무 정보를 조작했다”고 밝히며 내부적으로도 부패한 부분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핵심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네옴 프로젝트가 직면한 문제들은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설계
네옴 프로젝트의 핵심인 더 라인(The Line)은 길이 170km, 높이 500m에 달하는 초고층 도시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WSJ는 더 라인의 초기 계획인 16km 건설에도 맨해튼 미드타운의 모든 오피스 건물을 3배 더 짓는 수준의 공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건축 전문가는 "길이가 길고 좁은 구조는 바람과 지진에 취약할 수 있으며, 500m 높이를 유지하면서 170km를 연속적으로 건설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도전이다.” 라고 말하며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건설 비용
네옴 프로젝트는 막대한 건설 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수익성 확보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부족합니다. 현재까지 네옴 프로젝트에 들어간 돈은 500억 달러(약 67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무런 프로젝트가 완성된 것이 없습니다. 결국 이런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경영진은 재무 정보를 조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트로제나 스키 리조트의 경우 야영장 가격을 기존 216달러에서 704달러로, 객실당 숙박 요금을 489달러에서 1,866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며 재무 모델을 조작했습니다. 이렇게 수익성을 부풀려 많은 건설 비용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발각되자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비관론이 더욱 커졌습니다.
정치적 리스크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 왕세자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서 현실적 검토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앞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라인의 높이를 낮추거나 길이를 축소하는 등 일부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왕세자는 건물 높이를 낮추는 것을 반대하며 기존 계획을 유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실현 가능성은 있을까?
이처럼 네옴 프로젝트는 현재 대규모 예산 초과, 일정 지연, 구조적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는 이릅니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네옴 프로젝트의 목표를 단기적 성장 동력 창출에서 ‘장기적 투자’로 변경하며 2080년까지 점진적으로 완성하는 방향으로 조정했습니다. 즉, 기존에 2030년까지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일정과 예산을 조정하며 일부 프로젝트만 우선적으로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돈입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큰 악재입니다. IMF가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사우디의 성장률을 3.3%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보다 1.3%p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OPEC의 감산이 연장되고 있고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로 원유 가격이 낮은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성장률은 낮은데 재정 적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GDP 대비 -2.6% 재정 적자를 기록하며 부채가 쌓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5년에도 앞서 말한 원유 가격 하락과 감산의 여파로 재정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실상 사우디 정부의 투자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 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막대한 지출은 점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재정 압박이 심화될 경우 네옴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결론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원래의 계획대로 완성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네옴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장기적인 투자로 방향을 전환해 일부 핵심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용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여러 악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결국 네옴 프로젝트가 미래 도시의 성공 사례가 될지, 아니면 커다란 실패로 남을지는 향후 어떤 방식으로 현실적인 조정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