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져,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뒤쳐질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중국의 성장을 이끌던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하면서 부동산 위기가 발생했고 금융 및 경제 전반에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기여하던 부분을 소비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강도 높은 봉쇄 조치가 이뤄지면서 불안을 느낀 사람들은 소비보단 저축을 택한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어떻게 소비를 진작할 수 있을까요? 관련 상황을 잘 정리한 파이낸셜 타임즈의 칼럼 “Xi Jinping’s last chance to revive the Chinese economy”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본문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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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은 시장과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새 정부는 60개 항목으로 구성된 개혁 계획에 따라 재산세 시행, 농민과 이주 노동자에게 더 많은 토지 권리 부여, 국영 부문을 민간 자본에 개방하는 등 중국의 소비자 주도 성장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계획한 대로 시행된다면 중국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로 유지하고 고소득 국가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들 중 많은 것들이 이행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동시에 오랫동안 중국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던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를 강하게 규제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과 부동산 시장 침체의 충격 속에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다른 지역에 뒤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을 "글로벌 아웃라이어"로 묘사합니다. GDP 대비 국내 총저축 비율은 44%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2.5%의 거의 2배에 이릅니다.
중국의 저축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주거, 교육, 의료 및 퇴직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동기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연금 시스템 등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여 사람들이 소득 중 많은 부분을 지출하기 보다는 저축을 택한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만일 중국 가계가 브라질 수준으로 저축한다면, 그들의 소비 수준은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그림 1> OECD 국가 저축률 순위
덩샤오핑이 80~90년대 중국의 개혁을 주도하고 나라를 번영의 길로 이끌면서, "국민들을 먼저 부자가 되게 하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중국의 시스템 영원히 바꾸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사회주의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국가가 더 이상 유일한 개발업체와 임대인이 아니게 되자 건설은 붐을 일으켰습니다. 주택 민영화는 주택소유율을 1980년대 후반 20%에서 2007년 90% 이상으로 치솟게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주택을 소유한 중산층이 2000년 인구의 3% 미만에서 2018년에는 7억 명 이상으로 급증하였습니다. 1인당 실질 GDP는 1990년 이후 30년 동안 거의 10배가 증가했고, 같은 기간 도시의 임금은 5배가 증가했습니다.
IMF는 오늘날 중국의 "유난히 높은 저축과 낮은 소비" 비율의 기원을 1980년대와 1990년대 초기의 한 자녀 정책과 사회 안전망의 점진적 해체 및 최근의 부적절한 사회 지출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IMF는 중국의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사람들이 주택 계약금과 담보대출을 지불하기 위해 더 많이 저축해야 하는 상황임을 지적합니다. 시진핑 정권에서 중국 수도의 평균 물가는 약 166%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중국의 GDP 대비 의료비는 5.4%로 OECD 평균 12.5%와 미국의 16.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국가 연금 계획이 약 10억 명에 이르지만, 혜택은 "매우 제한적"이며, 수억 명의 사람들(대부분 이주 노동자들과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다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한때 부동산이 크게 기여하던 부분을 소비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연금 시스템과 사회 안전망을 잘 구축하여 가계의 높은 저축률을 줄이고 소비를 진작해야 합니다.
<그림 2> 중국 고정자산투자율 및 GDP 대비 부채 비율
전국의 도시에서는 개발업체들이 파산함에 따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미완성 아파트에 대한 모기지 대출 상환을 거부함으로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가계의 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의 가격이 하락하여 많은 가계의 부가 줄어들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의 봉쇄 조치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축률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 가계의 신규 저축예금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해 사상 최대인 10조 3000억 위안을 기록했고,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9조 9000억 위안을 넘어섰습니다.
<그림 3> 중국 분기별 가계 저축률
중국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자금난에 처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레버리지 규제) 정책을 완화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단기적인 경제 충격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소비 지출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정책과는 더 멀어지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국민보다 당을 최우선하고 통제에 초점을 맞춘 모습은 강력한 소비 경제에 필요한 개인주의의 발현을 막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 동력은 소비와 서비스였습니다.
중국은 소득세 면제 기준을 점차 높인 덕분에 최근 몇 년 동안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세금을 덜 내고 더 많은 돈을 소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진전이 가계 저축률을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았지만, 일단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되면 가계는 "거대한 현금 더미 위에 앉아" 있게 될 것입니다.
중국의 지도부는 두 자릿수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저효과입니다. 작년에 GDP 성장률이 10년 전의 절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GDP 규모의 점진적인 확장은 역사상 가장 컸습니다.
<그림 4> 중국 GDP 성장률
중국이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창의성, 역동성, 혁신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입니다.
2차 대전 이후 정부가 한 나라의 경제를 더 잘 통제할수록, 그 나라의 경제 모델에서 민간 소비에 대한 역할은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비관론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상하이 봉쇄 몇 달 전인 2021년 말, 중국의 공무원 시험인 ‘궈카오’ 응시자 수가 2020년 160만 명에서 210만 명으로 3분의 1 이상 증가했습니다. 젊은 중국인들이 안정적인 일자리인 공무원이 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신규 중소기업의 성장 속도도 둔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반등이 일어나면 소비가 급증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기업과 사람들이 부자가 되도록 장려할 것이지만 그의 정치적 리더십에 도전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핵심 요약
- 올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과 부동산 시장 침체의 충격 속에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다른 지역에 뒤쳐질 것으로 보인다.
- 오랫동안 중국의 성장을 이끌던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하면서 부동산 위기가 발생했고 금융 및 경제 전반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 중국이 다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기여하던 부분을 소비로 대체해야 한다.
- 현재 중국은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감이 가중되자 가계 저축률이 급증하였고 그만큼 소비가 줄어들었다.
- 따라서 연금 시스템 등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민간 자본의 투자를 장려하는 등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