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된 기사(How soon and at what height will China’s economy peak?)를 통해 중국 경제가 인구감소와 부동산시장의 불황 충격 속에 어쩌면 '역사적인 정점'을 친 것 같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이유로 이런 견해를 밝히는지, 핵심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번영보다는 안전, 성장보다는 국가적 위신, 그리고 상호의존성보다는 자립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2020년 코로나 봉쇄 충격을 겪으면서 공급망의 다변화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전망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은 중국이 곧 미국 경제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몇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1년, 골드만 삭스는 중국이 2026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말 제시한 전망에서는 2035년이 되어서야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그림 1> 참조). 참고로, 리서치 회사인 Capital Economics는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영원히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중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하향 조정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크게 보아 인구, 생산성, 그리고 환율에 대한 전망 변화 때문입니다. 공식 통계에 달하면, 중국의 노동력은 이미 정점을 지났습니다. 국제연합의 예측 중앙값에 따르면, 금 세기 말 중국의 노동인구는 미국의 1.7배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합니다.
인구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중국의 미래 전망을 낮추게 만든 요인입니다. 2011년 골드만 삭스는 중국의 노동생산성이 향후 20년간 연 평균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이제는 연 3% 성장도 힘겹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노동 생산성 전망이 악화된 것은 경제의 노령화 및 비효율적인 자본 투자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티베트 산악 지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고속 철도 노선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비용으로 훨씬 더 적은 혜택을 제공할 것입니다.
정부의 비합리적인 자원 배분 이외에, 미국과의 기술 분쟁도 생산성을 떨어뜨릴 요인입니다. 지난 해 10월 중국에 첨단 반도체 판매를 규제한 바 있는 데, 이는 경제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요인입니다. 더 나아가 미국이 OECD 국가들을 규제의 대열에 동참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중국의 노동생산성 향상률은 3% 보다 더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율도 '경제규모'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위안화는 대략적으로 미국 달러에 비해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40%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데, 저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경제규모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기본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중국의 노동 생산성이 골드만 삭스가 예상하는 것보다 0.5% 포인트만 느리게 증가한다면, 중국의 GDP는 결코 미국을 능가하지 못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출산율이 예사보다 더 하락하면(세기 중반까지 여성 1인당 0.85명으로) 2030년대 잠깐 GDP 규모 1등으로 올라섰다 2050년대 2등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이 수십 년 동안 거의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질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현명한 지도자들이 경제를 탁월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이들의 주장은 2016년 사드보복과 2020년의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서 신뢰감을 잃어버렸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시작된 공동부유 정책으로, 수많은 기업활동이 타격 받고 기업가들이 사업 이외의 일에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기대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게 최근의 위안화 환율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패권이 약화된다는 주장은 많지만.. 정작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약세가 출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