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한국과 미국 주택시장의 사이클에 큰 연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력한 동조화가 나타나고 있어, 그 의문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주택가격을 좌우하는 요인은?
한국이나 미국 그리고 중국 등 세계의 주택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금리입니다. 주택은 어느 나라라 비싼 재화이기에, 대출 받지 않으면 구입할 엄두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죠.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고, 금리가 내리면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고금리 여건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미국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가계의 소득 전망 개선에 있습니다. 소득이 높아지면 이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경감될 수 있는 데다, 시장의 심리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자신의 소득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가계는 주택을 구입할 욕구가 높아지는 반면, 소득 전망이 악화되면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초유의 저금리 환경이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은, 가계의 소득 전망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최근 미국 가계의 소득 전망 개선은 주택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 생각됩니다. 가계의 소득 전망은 고용 여건, 그리고 임금에 의해 좌우되는 데 두 변수 모두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림> 미국의 소득 전망(고용증가율+임금상승률, 붉은선) vs. 전미 주택가격 상승률(파란선)
한국 주택가격은 어떨 때 상승하나?
이제 한국 주택 시장으로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미국 가계 소득 전망이 개선될 때, 한국의 수출 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주택을 구입할 정도로 미래를 낙관하는 근로자들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그리고 자동차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의 기업들은 이 부문에서 매우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한국의 제품이 사치품 혹은 지위재로서의 위치를 갖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는 경기를 많이 탑니다. 소득 상위 계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미래 경기를 낙관할 때, 그때부터 한국의 수출은 본격적인 회복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출 회복은 정보통신 자동차 조선 등 한국 주력 수출산업이 포진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일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한국과 미국 주택 시장은 매우 강한 연관을 맺습니다. 수출이 호황을 누릴 때 근로자들의 임금도 상승할 것이며, 돈을 빌리는 일도 쉬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출 증가의 혜택을 입는 지역이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지역 별 공급 물량이 시세 탄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한 투자 여부로 골머리를 앓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리츠(REITs)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림> 미국의 소득 전망(고용증가율+임금상승률, 붉은선) vs. 한국 수출증가율(파란선,우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