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참가율은 왜 높아지지 않나?

역사상 최저 레벨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1월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은 62.4%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970년대 중반 이후 최저 레벨입니다. 1970년대 중반 베트남 전쟁이 끝났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후 최저 레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1> 미국 경제활동참가율(%)

출처: 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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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참가율(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
- 생산활동인구(15~64세) 중에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
-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성되며,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의 비율이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진 첫 번째 원인은?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을 유발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집값의 변화입니다.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시기(2000년대 중반, 2020~2022년)에는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이 급격히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유행했던 Great Resignation(대규모 사직 붐), 그리고 한국의 FIRE(재정적 독립을 달성한 후 조기 은퇴하는 일) 유행이 보유한 자산가격의 급등과 함께 시작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2022년 하반기를 고비로 전세계 주택가격이 동반 하락 중이니, 경제활동참가율의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림 2> 1987년 이후 미국 경제활동참가율(파란선,좌축)과 주택가격(회색선,우축)의 관계

출처: FRED

코로나 이전에도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았나?

부동산 가격의 변동만 가지고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입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민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생산활동인구 중 젊은 층의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마찬가지이지만, 이민 오는 사람들은 2030세대가 대부분인데 이들의 유입 감소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연결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반 이민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강력한 이민이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죠.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민자들의 비중이 늘어나며 2030세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림 3> 미국의 잃어버린 노동력 - 해외 출신 생산활동인구의 추세(점선)와 실제치(실선)

데이터 출처: The Economist / 데이터 가공: 프리즘 투자자문.

코로나로 건강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아

경제활동참가율을 떨어뜨린 마지막 요인은 코로나 블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이후 건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수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죠.

2019~2022년 기간 동안 건강 상의 이유로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약 12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55세 이상의 노년층들이죠. 이 결과,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급락한 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의 요인을 감안할 때,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이민자들의 유입 속도가 예전만큼 가파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림 4>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

출처: FRED

⭐네 줄 요약⭐

  1. 2023년 1월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은 62.4%까지 떨어졌음.
  2.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은 1)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은퇴 증가 2) 이민감소에 따른 2030 노동력 공급 부족 3) 코로나 이후 55세 이상 노령층의 건강 문제 등에서 찾을 수 있음.
  3. 2022년 하반기부터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경제활동참가율의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노령층의 건강 문제 및 이민 유입 속도의 둔화를 감안해야.
  4. 따라서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