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시리즈 3 - 2023년 미국 실업률은?

지난 시간에 2023년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을 전망하면서, 미국 정책 금리의 변화가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실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 그리고 미래 변화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미국 실업률이 역사상 최저 레벨까지 내려간 이유는?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에 비해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의 비율로 측정됩니다. 그런데 실업률이 역사상 최저 레벨로 떨어졌다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야 마땅합니다. 왜냐하면 일자리가 넘쳐 흐르고 임금도 이전보다 높아질 테니 노동력의 공급도 늘어나는 게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핵심 근로활동인구(25~54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는 징후를 찾기 힘듭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에서는 회복되었지만, 아직 과거 레벨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주택 가격의 상승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이야기해,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부자가 되니 예전보다 덜 일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시기가 2000년대 초·중반의 주택 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거의 2% 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2020년부터 시작된 주택 가격의 급등 국면에 핵심 근로 활동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대 중반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죠.

<그림 1> 핵심 근로 활동 인구(25~54세)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주택 가격 상승률의 관계

출처 : FRED

경제활동참가율(Participant rate)란, 해당 연령대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을 뜻함. 경제활동인구는 이미 취업한 사람과 구직 의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으로 구분되며,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것.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가능성 높아져!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이른바 Great Resignation의 시대가 발생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부동산 시장이 동시에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죠.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가운데 미국 부동산 가격의 급등세가 7월부터 꺾였고,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나타내는 전미 주택중개인협회(이하 ‘NAHB’)의 주택 시장 지수도 더욱 급격히 하락 하는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금리가 의미 있게 떨어지기 전까지는 주택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기 힘든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되니,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을 믿고 은퇴했던 사람들이 이제 고민에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당장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시간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림 2> 미국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 vs.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30년 만기, %)

출처 : FRED

일단 건설업 고용은 급감할 가능성 높아!

경제활동참가율의 반등으로 인한 실업률의 상승 가능성 뿐만 아니라, 건설부문의 고용 감소가 불러올 영향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NAHB 주택시장 지수가 경기판단의 기준선(50%)를 크게 하회할 때마다 시차를 두고 건설업 고용이 감소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죠. 만일 2020년 수준의 고용 감소(연 100만 명)가 건설업에 나타날 경우, 실업률은 약 0.5% 상승할 것입니다.

특히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산업입니다. 주택 시장이 침체되는 순간 가전이나 가구부터 인테리어까지 각종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에, 이는 서비스 산업 전체로 불황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림 3> NAHB 주택시장지수 vs. 건설업 고용 증감(전년 대비)

데이터 출처: Nahb, Bureau of Labor Statistics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제조업 경기도 이미 꺾여

부동산 시장 뿐만 아니라 제조업 경기도 급격히 악화되는 중입니다. 금리 인상이 유발한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수요 위축, 더 나아가 달러강세로 인한 해외 판매 부진 등이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최근 50%선마저 깨고 내려갔습니다.

물론 경기가 나빠진다고 바로 대규모 해고에 나서지는 않습니다만, 불황이 지속되고 실적이 악화되면 결국 대규모 정리 해고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정보통신 업체들에서 정리 해고가 시작되었고, 제조업이나 건설업도 곧 영향권에 접어들겠죠.

이렇다고 해서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 억눌렀던 서비스 소비, 특히 여행이나 레저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의 고용(1,600만 명)이 상당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실업률은 점진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따라서 2023년 상반기, 미국의 실업률은 4.0%선을 넘어서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달러의 강세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나, 제조 및 건설경기의 악화가 연쇄적인 기업 파산을 유발하며 다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림 4> 미국 ISM 제조업지수 vs. 제조업 고용 증감(전년 대비)

데이터 출처: Bloomberg, Bureau of Labor Statistics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 핵심 요약 ⭐

  1. 미국의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 레벨인 3.7%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2020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호황으로 핵심 근로활동인구(25~54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는 징후는 찾기 힘듦.
  2. 그러나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가운데 미국 부동산 가격의 급등세가 꺾였고 NAHB 주택시장 지수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짐.
  3. 부동산 시장 불황 때문에 건설업에서 대량 해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
  4. 코로나 기간 억눌렸던 여행/레저 수요가 강할 가능성이 높아 이 분야의 고용이 상당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실업률은 점진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음.
  5. 따라서 2023년 상반기 미국의 실업률은 4.0%선을 넘어서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 것으로 예상됨. 이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 및 건설경기의 악화가 연쇄적인 기업 파산을 유발하며 다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