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은 중국 제조업의 도전
눈부신 성과, 글로벌 리더가 된 중국
중국의 제조업은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10년 이미 세계 생산량의 19%를 차지하며 생산량 1위에 오른 중국은 2024년 34%로 그 비중을 더욱 늘리며 압도적인 강자가 되었습니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13개의 주요 기술 중 5개에서 글로벌 리더에 있으며, 2030년이 되면 한 개의 분야가 추가로 글로벌 리더에 도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조선업, 태양광 산업의 발전이 두드러집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BYD는 2023년 4분기부터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또한 지리, 상하이, 지안 등 다양한 기업도 같이 성장하여 현재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합니다. 조선업 역시 2019년에는 선박 수주 점유율이 37%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70%로 두 배 가까운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태양광 산업에서는 무려 글로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압도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이런 성과들이 보여주듯 홍콩 사우스포스트모닝차이나(SCMP) 분석에 따르면 ‘중국제조 2025’는 전체 공약 중에서 약 86%의 성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올해가 끝나면 90%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확산과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있었음에도 이런 성공을 보인 것이 더욱 주목할 만 합니다.
과연 완벽한 성공일까?
‘제조 2025’는 분명히 엄청난 성과를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난 보조금과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공급 과잉입니다. 특히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평균 생산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팔수록 손실을 보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태양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실제로 2023년 기준 중국 제조업체의 약 30%가 적자를 기록하며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기술 자립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계속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2020년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율 목표는 40%였지만 실제로는 16.6%에 그쳤습니다. 최근 국산화율이 40%까지 상승했다는 연구가 있지만 목표치인 70%엔 여전히 못 미치고 심지어 대부분이 기술 수준이 낮은 장비 생산이었습니다. 특히 서방 국가와의 갈등으로 인해 기술 제재와 첨단 장비 수출 금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반도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제조 2025'가 성공할수록 중국의 외교 상황은 안 좋아졌습니다. 중국은 제조업의 성공에 힘입어 높은 순수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수출은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에서 이익을 얻을수록 교역 상대국은 손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조업의 성공이 국가의 과도한 개입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급 과잉, 덤핑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다양한 국가들이 관세 장벽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EU는 중국의 저가 태양광 패널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 유럽과 더불어 터키, 브라질 같은 신흥국들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제조 2025 이후,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중국제조 2025는 정말 엄청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1 목표였던 제조업을 독일, 일본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제조업 1위 국가가 되었고 아직 1년이 더 남았는데도 정책의 성공률이 90%를 육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래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에서 저조하다는 것입니다. 반도체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지만, 계속해서 성과가 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선포하며 10년 동안 약 64조 원을 투자했고 2024년부터 향후 5년 동안 63조 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과 반도체 기술 격차를 2~5년까지 줄였습니다. 그러나 EUV 등 핵심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 금지, 서방 국가에 중국 반도체 판매 금지 등 미국의 제재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러한 격차를 좁히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중국이 많은 제조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대규모 생산과 낮은 가격으로 인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산업일수록 수익성이 좋지 못합니다. 앞서 말한 태양광 패널이 대표적이고 조선업도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양적 팽창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부가가치가 높고 뛰어난 기술력을 요구하는 특수 선박은 여전히 한국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전기차 역시 작년 BYD, 지리, 상하이 등 여러 중국 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그것은 가격 인하 정책으로 인한 효과이고 오히려 순수익은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중국제조 2025는 대단히 성공적인 정책이였습니다. 그러나 본래 목표인 ‘질적 성장’이 아닌 ‘양적 성장’을 한 모습입니다. 이로 인해 공급 과잉,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고 반도체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어 현재는 중국의 제조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