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 냉각되는 전세계 주택 시장, 향후 전망은?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차갑게 식으며 경기 탄력마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질 때,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통신사, 블룸버그의 최근 기사(“The World’s Hottest Housing Markets Are Facing a Painful Reset”)가 최근 세계 부동산시장 상황을 잘 정리하였기에 번역해 보았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본문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문 링크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자 시드니부터 스톡홀름, 시애틀까지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저금리로 돈을 빌려 주택을 구입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은 대출 금리가 높아져 이자 상환 부담이 높아지자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계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급속한 냉각은 세계 경제 침체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슬럼프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가깝지는 않지만, 주택 가격의 하락이 더 심화된다면 소비자 신뢰가 깨지며 깊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호주와 캐나다와 같이 심각한 거품이 발생했던 곳은 이미 주택 가격 하락률이 두 자리 수에 근접해 있으며, 경제분석가들은 전 세계적인 하락세가 이제 시작됐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림> 2020년 이후 시드니 / 오클랜드 / 스톡홀름 / 토론토 주택 가격 변화 추이 (단위 : %)
💡 <그림> 설명
: 높은 대출 금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경제에 타격을 줍니다. 대출이 있는 가계는 지출을 줄이게 되고, 대출 상환액이 늘어나면서 부담을 느낀 주택 구매 희망자들은 주택 구매를 꺼리게 되어 주택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금리 인상의 영향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택 구매자는 30년 만기 고정 금리 모기지 대출을 이용합니다. 변동 금리 모기지는 지난 5년 동안 기존 대출의 약 7%에 불과하죠.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1년 미만의 고정 금리 대출 혹은 기준금리에 가깝게 움직이는 변동 금리 모기지 대출 비중이 높습니다.
피치 레이팅스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스페인, 영국 및 캐나다는 2020년 신규 대출 상품 중 변동 금리 모기지 대출 상품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림> 2020년 주요국 신규 대출 중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 상품 비중 (단위 : %)
💡 <그림> 설명
: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 비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서는 주거용 모기지 미상환액의 약 55%가 변동금리 또는 갱신을 해야하는 고정금리 상품입니다.
2021년 뉴질랜드 부동산 가격은 30% 가까이 상승했으나, 중앙은행이 지난 10개월 동안 7차례 금리를 인상하자 주택 가격은 지난해 11월 최고치보다 11%나 떨어졌습니다(2022년 7월 기준).
대부분의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는 주택 시장의 침체를 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가계의 대차대조표와 저축은 견고하고 노동시장은 탄탄하며 대출 기준은 2000년대 중반 금융위기를 촉발한 호황 이후 강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연쇄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택 구매자들이 겪는 손실이 은행, 부동산 개발 업체로 확장된다면 세계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대출 상환액이 급격히 증가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이미 개입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최초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 한국은 최근 변동 금리 모기지 비중을 줄이기 위해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지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금리가 오르면서 일부 대출자들의 월 상환액이 두 배로 늘어나자 올해 초 폴란드인들이 최대 8개월 동안 지급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과 모기지 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물결로 인해 발생한 부동산 위기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였던 스웨덴은 1분기 이후 집값이 약 8% 하락했으며, 현재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15%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주택 가격의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런던 자치구의 절반에서 주택 가격이 정체되어 있거나 하락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은 주택 침체의 정점에 있으며 내년에는 주택 수요가 20%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미국은 금리인상에 따른 위험이 비교적 적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차입 비용이 급증하면서 대출 상환액 압박에 시달리는 구매자들이 더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로 몰리고 있습니다. 질로우 그룹 자료에 따르면 대출 신청에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7월에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경제 분석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과열된 시장인 호주와 캐나다에서 주목할만한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캐나다는 모기지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경제 전반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부동산 광풍이 한창일 때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이 전체 신규 모기지 대출의 60%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캐나다 국립은행에 따르면 약 5조 캐나다 달러 규모의 미지급 모기지 부채 중 약 3분의 1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 매달 상환액이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대출 상환액의 증가가 향후 3년 동안 캐나다인들의 가처분 소득을 전체적으로 0.65%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몬트리올 은행은 지출 활동이 크게 둔화될 위험이 있고, 경기 침체에 들어설 것으로 보진 않지만 매우 근접한 상황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호주
거의 40년 만에 가장 큰 주택 가격 하락을 기록한 호주에서 경보음이 크게 울리고 있습니다. 보유 현금이 많은 가계들은 지금까지 금리 상승에 대해 어느 정도 대처를 잘 했지만, 내년에는 사상 최저 금리로 고정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대출이 재융자를 위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에서 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은 보통 만기가 비교적 짧은 2년에서 3년인 경향이 있습니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기를 바라며 지난 5월 시드니 주택 시장에 발을 담근 사람들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휘발유에서 식료품까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출 상환액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대출 상환액에서 40%가 올랐으며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핵심 요약
-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 크게 오르자 주택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 호주와 캐나다와 같이 거품이 크게 일었던 시장은 이미 주택 가격 하락이 두 자릿 수에 근접해 있으며, 전세계적인 하락세가 시작되었다.
- 최근 주택 시장의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가깝지는 않지만 내년까지 주택 가격이 더 하락할 전망이기 때문에 일부 선진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