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st, “유럽이 중국을 단절할 수 있을까?”

💡
프리즘 투자자문에서는 2022년 12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Chart로 보는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뉴스 레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Europe can’t decide how to unplug from China)를 소개합니다. 요약하자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등 독재 국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유럽의 정치가들이 줄지어 중국을 방문하는 등 경제적 연관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요약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난주 유럽 연합의 수석 외교관인 조셉 보렐은 유럽의 외교부 장관들에게 "미·중 경쟁의 강화"에 직면하여 "일관성 있는 전략"을 찾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유럽 지도자들이 베이징을 방문해서 한 행동을 보면, 그의 조언은 거의 먹혀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11월에 재계 지도자들과 함께 방문했고,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무역을 확대하기로 했죠. 심지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시진핑과의 파트너십을 과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은 53명의 기업 대표를 데려간 것은 물론, 유럽이 '미·중 갈등'은 물론 '양안 문제'에서 거리를 둘 것을 주장했습니다.

부주의한 발언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심각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이후 유럽 국민 사이에 독재 정권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한때 중국 투자를 환영했던 동유럽 국가 대부분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싱크탱크인 유럽 외교협의회의 얀카 오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에 대한 유럽의 태도를 바꾸었다"라고 말합니다.

유럽인의 반중 감정이 높아졌음에도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이 베이징을 방문해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이유는 '유럽 국가의 중국 익스포저'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유럽 상장기업 매출의 약 8%가 중국에서 발생하지만, 미국은 단 4%에 그친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은 미국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높기에, 중국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가 높습니다.

아래 <그림 1>은 유럽 국가들의 대중 익스포저를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포괄해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상품, 두 번째는 서비스의 수출을 의미하며, 마지막은 중국에 있는 유럽 자회사의 매출이 그것입니다. 유럽의 빅6 국가(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대중 익스포저는 2011년 3.9%에서 5.6%로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국가별 편차는 매우 큽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1~2%에 불과했지만, 독일은 9.9%에 이릅니다.

<그림 1> 유럽 국가들의 대중 익스포저

출처: OECD; Bloomberg; IMF; Eurostat; The Economist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단절'하는 순간 유로존 GDP는 약 2%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참고로 미국은 단 1% 포인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상당 기간 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강제 노동과 연관을 맺고 있는 품목에 대한 단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그런데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꽤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중국은 전자 장비의 구성 요소로 사용되는 세계 희토류의 5분의 3을 채굴했습니다. 또한 전 세계 리튬의 60%와 코발트의 80%를 정제했습니다. merics의 연구에 따르면, EU는 항생제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클로람페니콜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그 수치는 93%입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과 유럽 각국은 '니어 쇼어링' 및 '프렌드 쇼어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2030년까지 목록에 있는 모든 물질의 연간 소비의 65% 이상이 단일 국가에서 조달되지 않도록 설계된 ‘중요 원자재 법’을 발표했습니다.

정보통신 분야는 이미 중국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ASML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중단했죠. 이런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중국의 대중 직접투자입니다(<그림 2> 참조). 대중 투자에서 자회사의 자체 투자 비중은 2002년 2%에서 2012년 52%가 되고 2022년에는 85%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회사가 중국에서 자급자족 가능하다면,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모회사와 분리되어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중국과의 '단절'이 만에 하나 이뤄지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유럽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략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는 점점 더 금지되기에 이르렀죠. 이 결과, 중국의 대유럽 투자는 2016년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2> 독일의 대중 직접투자 추이

출처: Bundesbank

그러나 자동차 분야의 사례를 보면, 중국 리스크를 제거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 기업들은 중국에 전기차를 거의 수출하지 못하지만, 수입되는 중국 자동차의 대부분은 전기차입니다(<그림 3>, 단위는 10억 유로). 펜대믹 이전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은 월 1억 유로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월 10억 유로를 넘어섰습니다.

<그림 3> 유럽과 중국의 자동차 교역

출처: Eurostat

이야기를 요약하면, 유럽 사람들은 중국을 예전보다 싫어하지만 당장 관계를 끊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다만 니어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의 흐름에 한국도 동참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핵심 요약⭐️

  1. 유럽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중국과의 관계를 단순히 단절하기 어렵다.
  2.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유럽인들의 반감은 높아졌다.
  3. 중국은 세계 희토류, 리튬, 코발트 등 필수 자원의 주요 공급국이며, 유럽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4. 미국과 유럽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니어 쇼어링'과 '프렌드 쇼어링'을 추구하고 있다.
  5. 중국과의 관계 단절은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다양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뉴스레터

Bloomberg, "탈 세계화? 지정학적 경제의 시대!"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중국을 벗어나는 미국 소매업체들의 생산기지

심상찮은 중국 경기


다음 주 주요 일정

  • 5월 22일 : 중국 인민은행(PBOC) 대출우대금리
  • 5월 23일 : 일본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독일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독일 5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유럽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유럽 5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영국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
  • 5월 23일 : 영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영국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미국 5월 마킷 종합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미국 5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23일 : 미국 4월 신규 주택판매
  • 5월 24일 : 영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YoY)
  • 5월 24일 : 독일 5월 IFO 기업체감지수
  • 5월 24일 : 미국 원유재고
  • 5월 25일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
  • 5월 25일 : 독일 1분기 GDP(QoQ)
  • 5월 25일 : 미국 1분기 GDP(QoQ)
  • 5월 25일 :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 5월 25일 : 미국 4월 잠정주택매매(MoM)
  • 5월 26일 : 일본 5월 도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YoY)
  • 5월 26일 : 일본 5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MoM)
  • 5월 26일 : 미국 4월 근원 내구재 수주(MoM)
  • 5월 26일 : 미국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YoY)
  • 5월 26일 :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기대지수
  • 5월 26일 :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