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의 기사(Russia’s economy can withstand a long war, but not a more intense one)를 소개합니다. 요약하자면, 서구 선진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가 잘 버티는 이유는 중국과 인도 등으로의 교역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나라뿐만 아니라 터키와 그루지야 그리고 북한 등이 가세한 육로 교역망이 러시아 경제의 젖줄이 되고 있어, 러시아 경제가 쉽게 붕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요약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림 1> 지난 10년 간 러시아 경제성장률 추이
러시아 경제가 전쟁 이후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쟁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규제의 구멍' 때문일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구멍'은 해외 자산 압류였습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민간 자산을 동결했는데, 이는 러시아 가계가 해외에 보유한 4,000억 달러의 약 4분의 1에 불과합니다.
금융 제재 역시 제한적인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러시아 은행 시스템의 3분의 2 더 이상 유로나 달러로 거래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거대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자회사, 가스프롬 은행은 여전히 스위프트 망(은행 간 국제 결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죠. 위안화 결제망(CIPS)을 이용한 하루 평균 외환 거래액은 2022년 봄 이후 50% 증가했습니다. 지난 12월 러시아 수출 대금의 16%가 위안화로 지불될 정도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죠. 미국과 동맹국들은 수천 개의 첨단 기술 제품의 러시아 판매를 금지했고, 러시아에서 운영되던 많은 서방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철수했습니다. 키이우 경제대학의 Kse Institute에 따르면, 한 러시아 진출을 보유한 약 3,000개의 글로벌 기업 중 약 절반이 어떤 식으로 든 그곳의 운영을 축소했습니다. 작년에 러시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주식이 4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서방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 파트너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2019년보다 러시아에 두 배 많은 양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탄산음료에서 컴퓨터 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3국을 통해 서방에서 러시아로 판매되는 중이죠. 2022년에는 러시아에 대한 아르메니아 수출이 3배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에서 아르메니아로의 수출도 2배 증가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운송 비용이 커짐에 따라 가격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체재를 찾는 것도 힘들어졌죠. 러시아 시장 조사 회사인 Romir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3분의 2는 그들이 구매하는 제품의 품질이 악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러시아 의약품 상당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로, 러시아에서 생산된 라다 다음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는 중국의 하발(Harval)입니다.
러시아의 최대 수출 상품인 가스와 원유에 대해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데이터 회사인 Kpler의 Reid I'Anson은 “3월에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의 거의 90%가 중국과 인도로 향했다”라고 추정합니다. 2023년 3월 러시아는 평균적으로 370만 배럴을 출하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더 많은 것입니다. 새로운 구매자의 등장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10%인 2,27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2023년의 상황은 심상찮습니다. 북해 산 브렌트유는 2022년 평균 100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85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아래 <그림 2> 참조). 러시아산 원유를 지칭하는 우랄유 가격은 2022년 평균 76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2023년 1월과 2월 평균 5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럴 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러시아의 3월 석유 대금 수입이 1년 전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림 2> 북해산 브렌트유와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 추이
물론 러시아 정부는 아직 재정적 여유를 가지고 있죠. 그러나 전쟁 과정에서 입은 손실의 복구는 쉽지 않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동안 파괴된 러시아 군 장갑차의 수는 8,000~16,000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여기 많은 항공기, 드론, 포병을 잃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은 최근 러시아가 2023년에 1,500대의 현대식 탱크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1월과 2월에 "완성된 금속 제품"의 생산량은 전년보다 20%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첨단 무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구하기 어려운 엔진에서 마이크로칩에 이르기까지 서구가 만든 고급 부품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군수 산업이 노력하고 있지만, 전쟁 과정에서의 손실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군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보유한 대부분의 가장 정확한 유도 미사일을 이미 사용한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미사일 잔해에서 발견된 일련번호는 그것이 현재 전쟁 중에 만들어진 새로운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러시아가 찾을 수 있는 대안은 결국 중국과 북한, 그리고 이란인 것 같습니다.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일부 포탄은 벨라루스를 거쳐 중국에서 도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또한 북한의 포탄뿐만 아니라 동부 이웃 국가로부터 (겉으로는 민간인) 드론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수천 대의 가미카제 드론을 대가로 이란과 Su-35 항공기 60대를 거래했습니다.
군수물자의 부족에 못지않게 인력 감소도 심각한 타격을 줄 요인입니다. 많은 사람이 전사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FinExpertiza에 따르면, 2022년 12월까지 35세 미만의 러시아인 취업자 수가 130만 명 감소했습니다. 2022년 12월의 조사에 따르면, 실업자 1인당 2.5명의 빈자리가 있어 러시아 노동시장이 미국의 두 배로 빠듯하고 임금도 빠르게 인상되고 있습니다.
생산인력뿐만 아니라 군대의 신병 충원도 어렵습니다.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행정력 덕분에 이전에는 군대에 가지 않았을 사람들도 징집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사무실과 공장에서 일할 사람도 줄어들고 있죠. 그런데도 러시아 경제는 아직 굳건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현재 활동 지표'를 보면 러시아가 약 1년 전 경기침체에서 벗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예측가들은 올해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아래 <그림 3> 참조).
결국 러시아는 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전쟁에서 이기기는 (경제적 면에서) 더 어려워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림 3> 독일과 미국, 러시아 GDP(전년 대비 변화율) 추이
⭐핵심 요약⭐️
- 러시아 경제는 서구 국가들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와의 무역 증가로 버티고 있다.
-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새로운 무역 파트너들이 러시아의 경제를 지원하며 서방 기업들을 대체하고 있다.
- 러시아의 가스와 원유 수출이 중국과 인도로 이동하며,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군수산업 손실은 중국, 북한, 이란 등으로부터의 군수물자 수입으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 인력 감소 및 기술 부족으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더 심각한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주 뉴스레터
Bloomberg, "미국 셰일오일 생산, 곧 피크 도달"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다음 주 주요 일정
- 5월 8일 : 일본 통화정책회의록
- 5월 8일 : 일본 4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 5월 9일 : 일본 3월 가계지출(YoY)/(MoM)
- 5월 10일 : 미 에너지청(EIA) 단기에너지전망(STEO)
- 5월 10일 : 유럽중앙은행(ECB) 슈나벨 연설
- 5월 10일 : 미국석유협회 주간원유 재고
- 5월 10일 : 독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MoM)
- 5월 10일 : 미국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MoM)
- 5월 10일 :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MoM)
- 5월 10일 : 미국 원유재고
- 5월 11일 : 영국 5월 금리결정
- 5월 11일 : 영국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록
- 5월 11일 : 미국 석유수출국기구(OPEC) 월간 보고서
- 5월 11일 :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 5월 11일 : 미국 4월 생산자물가지수(MoM)
- 5월 12일 : 영국 3월 GDP(MoM)
- 5월 12일 : 영국 1분기 GDP(QoQ)
- 5월 12일 : 영국 1분기 GDP(YoY)
- 5월 12일 : 영국 3월 제조업 생산(MoM)
- 5월 12일 : 프랑스 4월 소비자물가지수(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