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경제변수
최근 주택가격이 끝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2021년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넘어 섰습니다(KB 부동산 기준).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은 거시경제지표 ① 경기순환 ② 물가 ③ 환율 ④ 금리를 통해서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경기 여건, 부동산시장에 꽤 큰 영향 미쳐 📈
아래 <그림>은 한국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주택 가격 상승률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밀접한 연관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개선되는 등 경기 여건이 호전될 때에는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며, 반대로 경기 여건이 악화될 때에는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집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경기가 하락하다가 2020년 중순에 최저점을 찍고 반등해 최근 호황 수준에 가깝게 꾸준히 상승했고, 주택 가격도 그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 매월 말 통계청이 발표하는 자료, 『산업활동동향』에 포함되어 발표되는 지표로 100을 웃돌면 경기 '호황'. 반대로 100을 밑돌면 경기 '불황'으로 해석됨.
- 경기동행지수에서 추세치(Trend)를 제거하여 계산함.
<그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주택가격 상승률 관계
인플레 압력과 주택 가격의 관계는? 📈
경기에 못지않게 물가 동향도 주택시장에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나아가 정책당국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욱이, 물가의 상승은 이미 경기가 '과열' 국면에 도달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구리를 비롯한 핵심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경기가 좋아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고 이는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겠죠.
저희가 매주 집계하는 리치고 물가선행지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2020년 2분기(4~6월)까지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주택시장이 영향을 받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주택가격 상승률 관계
환율과 부동산 시장의 관계는? 📈
앞에서 물가가 불안할 때 주택시장이 불안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물가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물론 불황이 출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만, 이는 각 가계의 소득 전망을 악화시키기에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다음으로 중요한 변수인 환율에 주목하게 됩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떨어질 때, 수입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수입 물가 안정이 중요한 이유는 수입 물가가 높으면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환율과 주택 가격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환율이 하향 안정될 때 주택 가격도 상승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 후반, 그리고 2010년대 중반일 것 같습니다. 반면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는 부동산시장에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네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5년 중국 위안화 환투기 공격이 대표적인 데, 이때 한국 부동산시장도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습니다. 이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 미 연준은 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예상이 빗나가 미국이 긴축 정책을 실시한다면? 금리 상승 영향으로 미국으로의 자금이동이 본격화되면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보아야할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그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주택가격 상승률의 관계
금리와 주택가격의 관계는? 📈
이제 마지막으로 한국 금리와 주택 가격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금리 상승이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관계가 불분명합니다. 왜냐하면 금리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와 성장률의 기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지며 금리가 상승할 때 주택시장은 부정적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만일 경제성장률이 높아져 시장금리가 상승했다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변화가 시사하듯, 경기 전망의 개선은 주택시장에 긍정적입니다. 따라서 아래의 <그림>처럼, 가계대출 금리와 주택시장의 관계는 모호합니다. 2008년처럼 대출금리가 급등할 때에는 분명 부정적입니다만, 2005~2007년처럼 금리 상승과 주택 가격 상승이 동반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플레 압력이 높아져 금리가 상승할 때에는 악재로 볼 수 있으나,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자금 수요가 높아져 금리가 상승할 때에는 부동산시장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데,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게 일반적입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지난 번 얘기했던 가계 부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올릴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주택시장은 당분간 금리 보다는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명목금리 결정 요인
- 금융시장에서 관측되는 금리는 '인플레'를 반영한 명목금리로,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음
- 명목금리 = 인플레 기대 + 실질금리
<그림> 가계대출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 추이
⭐ 핵심 요약 ⭐
① 경기순환 ② 물가 ③ 환율 ④ 금리 변화가 주택시장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포인트를 잡을 수 있습니다.
- 경기순환은 주택시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하면 주택시장에 상승 에너지가 넘치며,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주택시장에서도 비관론이 높아진다.
- 물가 급등은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출금리가 급등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응도 보다 긴축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락은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출호조에 따른 해외 유동성의 공급뿐만 아니라, 수입물가를 안정시켜 물가 불안을 완화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2008년이나 2015년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에는 주택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 가계대출금리와 주택시장의 관계는 뚜렷하지 않다. 그 이유는 금리 변화가 경기와 물가 두 요인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인플레가 높아져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악재로 볼 수 있으나, 경기회복으로 자금수요가 늘어난 경우에는 악재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금리의 변화 그 자체보다, 금리변화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