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미국 금리결정회의(FOMC) 결과 분석
Forward Guidance란, 연준의 멤버(및 스탭)가 판단하는 향후 기준금리 및 경제전망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미래 행동을 미리 점쳐 봄으로써, 쇼크를 받지 말라는 뜻으로 제공되죠. Forward Guidance는 매 분기 말에 제시되기에, 3/6/9/12월 FOMC는 매우 큰 관심을 받기 마련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2023년 3월 FOMC는 연준의 정책 전환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신호를 도처에서 제공했습니다.
연준이 제공한 첫 번째 힌트 - 점도표
Forward Guidance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이른바 ‘점도표’입니다. 연준에 참석하는 19명의 참가자(연준 이사 7명에 12명의 지역 연준 의장)의 기준금리 전망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낸 그래프라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1>의 파란 점 하나가 FOMC 멤버 각각의 기준금리 전망입니다. 2023년 말 기준금리가 몇 퍼센트가 될 것인지, 또 장기적인 균형 수준(Long-run rate)은 얼마로 보는지 의견을 밝히는 것입니다.
점도표를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수준이 아니라, FOMC 멤버의 의견 변화입니다. 2022년 12월 FOMC와 2023년 3월 FOMC의 점도표를 비교하면,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점도표가 발표될 때 마다 ‘2023년 말 기준 금리’ 예상이 상향 조정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5.00~5.25%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죠. 2023년 3월 FOMC에서 정책금리가 4.75~5.00%로 결정되었으니, 이제 금리인상은 기껏해야 한 번 남은 셈입니다.
그러나 저는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일단 FOMC 멤버들의 기세가 꺾인 데다, 점도표와 함께 발표된 Forward Guidance, 경제전망도 하향 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림 1> 2022년 12월, 2023년 3월 FOMC 점도표 변화
경제전망, 하향 조정! 하향 조정!!
공격적인 금리 인상, 그로 인한 지방 은행 위기 속에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 전망을 또 하향 조정했습니다.
먼저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2022년 12월 FOMC에서는 0.5%로 제시되었는데, 이번에는 0.4%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기존 1.6%에서 1.2%로 내려 잡았습니다. 최근 금융 환경의 악화, 그리고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그 배경으로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2023년 근원 인플레(Core PCE)는 기존 3.5%에서 3.6%로 상향 조정되었지만, 그 폭은 단 0.1% 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2024년 전망치도 마찬가지였는데, 지난 2년 간 인플레 전망치 조정 중에 가장 소폭이었습니다. 즉,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 문제에 대해 조금씩 걱정을 내려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 1> 2023년 3월 FOMC에서 발표된 핵심 경제지표 전망치
이상의 경제전망 변화를 <그림 2>로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근원 인플레(Core PCE) 전망의 상향 조정 속도가 둔화된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죠. 물론, 이 전망이 앞으로 안 바뀐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소개했던 글(03/22, 2023년 2월 미국 소비자물가의 특징과 전망)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최근 국제상품가격의 급락 속에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아무튼 2022년 초부터 시작된 공격적인 금리인상의 종막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어 기쁘지만, 미국 등 선진국 성장률 전망의 하향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림 2> 2021년 3월 FOMC 이후 근원인플레와 경제성장률 전망 변화
핵심 요약
- 2023년 3월 열린 정례 금리결정회의(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4.75~5.00%로 결정.
- 점도표를 통해, FOMC 멤버들은 2022년 12월에 열린 회의와 마찬가지로 2023년 말 기준 금리가 5.00~5.25%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
- 함께 발표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근원 인플레와 성장률 전망은 소폭 조정.
- 점도표 및 경제전망의 소폭 조정은 2022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함.
- 특히 최근의 지역은행 뱅크런과 부동산경기의 급격한 악화를 감안할 때, 현재 금리(4.75~5.00%)가 연중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