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월 수출 551.2억 달러,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6% 감소
수출 증가율이 2022년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컴퓨터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15대 주요 품목 중에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게 자동차(+64.2%)와 이차전지(+1.0%)에 불과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이유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선진국 소비지표가 둔화되고,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한 데 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었고, 소비자들은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으로 소비를 줄이는 중입니다.
여기에 중국 경제가 아직 ‘제로 코로나’ 정책 후유증을 벗어던지지 못한 것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의 1~2월 수입은 3,894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감소했습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5.5%)은 물론 2022년 12월의 증가율(-7.5%)을 크게 밑돈 것이었죠.
수출 전망이 어두운 것 만은 아냐!
그러나 힘든 가운데 저 멀리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선진국 경기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 주는 지표, OECD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가 서서히 멈추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안정, 그리고 온난한 겨울 날씨로 인한 대외 활동의 증가가 OECD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을 억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OECD 경기선행지수는 뒤늦은 통계의 수정이 이뤄지는 데다, 2023년 3월 발생한 일련의 은행 위기를 반영하지 않은 숫자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 만으로는 2023년 하반기 수출의 회복을 단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런데, 최근 구리가격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반도체나 철강 조선 등)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그 가운데에서도 산업용 금속의 대표인 구리 가격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이 일종의 ‘원자재’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데다, 구리 가격이 지하철/고속철도/전기차/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전기/전자제품의 생산에 필수적으로 투입된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구리가격의 반등 흐름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한국 주력 수출제품 단가의 하락이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핵심 요약️️⭐️
- 2023년 3월 한국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6% 감소한 551.2억 달러에 그침.
- 수출 부진은 반도체/철강/조선/디스플레이/화학 등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의 수요 부진 때문.
- OECD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가 진정되는 등 선진국 경기 전망이 밝아지고 있지만, 중국의 1~2월 수출이 10.2% 줄어지는 것이 미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
- 다행히 한국 주력 수출제품 가격의 선행변수 역할을 하는 ‘구리가격’이 반등한 것은 하반기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인.
- 선진국 은행 위기 등으로 인해 2023년 상반기 중에는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