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계를 믿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대안은? 수출입 통계!

최근 세계적인 경제지, Economist에 흥미로운 칼럼("A study of lights at night suggests dictators lie about economic growth")이 한편 실렸습니다. 칼럼의 주된 내용은 “독재 국가일수록 통계 조작이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결국,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욕구를 교환”하는 거래 때문일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해, ‘경제 성장을 촉진할 테니 능력 있는 우리에게 권력을 계속 맡기라’는 독재자의 제의에 대해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독재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 싶을 때마다 숫자를 조작할 동기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는 한편, 정부 공식 통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 보고자 합니다.


중국, 세계에서 가장 데이터 조작이 심한 나라!

아래의 <그림 1>은 민주주의 수준에 따른 국가별 공식 데이터와 일군의 경제학자들이 추정한 데이터 차이를 보여주는데, 민주주의 국가는 공식 통계와 실제 추정치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독재국가들은 그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그림 1>의 오른 쪽에 있는 파란 박스로 표시된 중국은 공식 통계와 실제 추정치 사이에 격차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물론 1978년 개혁 개방 정책 시행 이후 중국 경제가 가파른 성장을 달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숫자는 꽤 과장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 1> 민주주의 국가, 제한적인 민주주의 국가, 독재 국가의 통계 조작 격차(2002~2021년)

A study of lights at night suggests dictators lie about economic growth | The Economist 

📘 그림 설명

  • 세로 축은 2002~2021년 사이 각국 GDP의 변화율(%)를 측정한 것이며, 가로축은 순서대로 민주주의 국가, 부분적인 민주주의 국가, 완전한 독재 국가를 나타냄.
  • 회색 점은 정부의 공식적인 경제성장률(20년에 걸친), 색깔 있는 점은 야간 조명의 밝기를 통해 측정된 실제 경제성장률.
  • 각 점의 크기는 각국의 경제 규모를 나타냄(제일 왼쪽의 큰 점은 미국, 오른쪽 끝의 거대한 점은 중국).

실제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측정하나?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공식적인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의 차이를 무슨 수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경제학자 Luis Martinez는 인공위성에서 측정한 각 국가의 야간 조명 세기로 해결했습니다(논문 링크).

간단하게 이야기해, 야간의 조명이 2002년과 2021년 사이에 얼마나 변화했는지 측정함으로써 실제 경제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그림 1>을 보면, 민주주의 국가들은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한 성장률과 실제 발표치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 제한적인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 국가는 얼마나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을까요?

<그림 2>는 민주주의 국가와 제한적인 민주주의 국가, 그리고 독재 국가의 1인당 GDP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보여줍니다.  제한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공식 1인당 국민소득은 2,952달러이지만, 이보다 21.9% 낮은 2,305달러로 추정됩니다. 더 나아가 독재 국가의 공식 1인당 국민소득은 8,849달러이지만, 실제는 51.0% 낮은 4,332달러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독재 국가에는 중국이 포함되어 있죠.

<그림 2> 민주주의 국가와 제한적인 민주주의 국가, 독재 국가의 공식 발표 1인당 GDP와 추정치

A study of lights at night suggests dictators lie about economic growth | The Economist 

통계 조작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이와 같이 통계 조작이 만연한 나라를 대상으로 투자할 때에는 늘 ‘이 숫자는 믿을 수 있나’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경제학자들이 쓰는 대안이 바로 수출입 통계입니다. 수출입 통계가 상대적으로 정확한 이유는, 중국 수출제품의 수입처 통계로 바로 체크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수출이 30% 늘어났다고 발표되더라도 수입 상대국의 ‘대중 수입’ 통계를 취합하면 이 숫자가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 가능합니다.

아래의 <그림 3>은 중국의 수출과 GDP 성장률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대체로 정확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98년과 2008년, 그리고 2020년에는 수출과 GDP 성장률 사이에 꽤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 시기 모두 강력한 외부 충격으로 경제가 얼어붙었을 때인데, 이는 중국만의 현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경제학자 Luis Martinez는 “불황에 통계 조작이 빈번하며, 주로 정부지출과 투자 등 조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부분에 집중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림 3> 1993년 이후 중국의 수출(붉은선)과 GDP성장률(파란선)의 관계

출처: fredstlouisfed.org

⭐네 줄 요약⭐

  1. 독재자들은 “경제성장을 책임질 테니,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일단 내려 놓자”는 식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경향이 있음.
  2. 따라서 독재 국가일수록 실제 발표되는 통계에 대한 조작이 빈번하며, 그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3. 중국처럼 통계 조작이 빈번한 나라에 투자하려는 이는 통계 조작이 어려운 지표, 특히 수출입 통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
  4. 최근 중국 수출입 통계는 급격함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2023년 초에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